틀리면 아마추어처럼 보이는 맞춤법 5가지

디자인에는 예의를 갖춘 문어체를 기본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결과물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맞춤법이 틀려서 점수를 깎아 먹은 디자인을 종종 봅니다. ‘디자인은 정말 멋진데…🤔🤔’ 공들여 만든 디자인이 틀린 맞춤법 때문에 한순간에 ‘겉멋 부리려고 애쓰는’ 디자인으로 바뀝니다. 마치 분수에 맞지 않는 명품을 든 사람처럼요.

보통 말할 때는 구어체(입말), 글 쓸 때는 문어체(글말)을 씁니다. 그리고 대화 대상이 구체적이면 구어체를, 불특정 다수에게 전해지는 글은 문어체를 사용합니다.

왜 카톡 채팅창에는 말하듯이 써도 어색하지 않을까요? 그 이유는 매개체가 텍스트여도, 채팅을 글보다 말에 가깝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블로그 구독자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느껴지도록 의도적으로 포스팅에 문어체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키보드를 돋보기로 확대하는 모습
봐도 봐도 끝없이 나오는 ©Agence Olloweb on unsplash

이 포스팅에 나오는 내용들은 정~말 많이 틀리기 때문에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그 사이에 당신의 디자인은 어색하고 볼품없고 격식 없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다 된 디자인에 잘못된 맞춤법 빠뜨리지 마시고 반드시 확인해서 디자인했을 때 없어 보이는 일이 없도록 하자구요. 😂😂😂

한글날 시즌이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뻔한 내용 말고! 바람마귀, 에어컨 시래기, 어르봉증, 흥케이 오케이 같은 유우머 말고! 틀리면 정말로 아마추어처럼 보이는 맞춤법을 공유합니다.

하나, 기본 중의 기본! 되돼 구분법

‘되다’에 ‘하다’를 넣어보세요

맞춤법 세계의 스테디입니다. ‘되’와 ‘돼’를 구분하기 어렵나요? 그 자리에 ‘하’와 ‘해’를 대신 넣어보세요. 판단하기 더 쉬워집니다.

  • 이렇게 되는 거야 (o) – 이렇게 하는 거야(o)
  • 이렇게 돼는 거야 (o) – 이렇게 해는 거야 (x)
  • 돼! (o) – 안 되!(x)
  • 해! (o) – 안 하! (x)

문장 끝에는 ‘됐’만 씁시다. ‘됬’츠 노노.

난 네가 No’됬’이면 좋겠어

아직까지 ‘됬어~’ 이렇게 쓰시는 분은 없으시리라 믿습니다. ‘됬’과 ‘됏’이라는 글자를 머릿속에서 지우세요. ‘됐’만 기억하세요.

옛날 휴대폰에 들어가는 폰트에는 지원되지 않던 글자였습니다. 폰트를 만들 때 용량 때문에 자주 쓰는 글자 2,250자를 추려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외계어 폰트 이름을 달고 11,172자를 만듭니다. 그래서 ‘됬’ 글자도 지원됩니다. 여기에 속으시면 안 됩니다.

피쳐폰 화면에 '보고싶다'는 글자가 새겨져있다.
그때는 그때의 감성으로

부피를 나타내는 말이 아니라면 ‘됐’으로 씁시다. 그리고 자매어 ‘됫’은 부피 단위인 ‘되’에서 파생된 글자에 쓰입니다. 번외로 ‘됏’은 ‘이건 자랑해야 됏!’ 처럼 귀여운 척할 때 씁시다.

기억하기 쉬운 예문

  • 이제 다 됐어, 곧 마무리할 거야.
  •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잘하면 된다고?
  • 일단 , 하면 .
  • 문장 끝에는 ‘돼’로 쓰면 돼요.

둘, ‘입니다’는 앞 단어와 사이좋게 붙여서

사과 ✓ 는 ✓ 맛있다!

문장이 어색하죠? 사랑 입니다. 진행 합니다. 지연 됩니다. 이 문장들은 바로 위에 써둔 ‘사과 는 맛있다’ 만큼이나 어색합니다. ‘입니다’, ‘합니다’, ‘됩니다’ 등은 서술격 조사입니다. 조사는 앞 단어에 붙여서 써야 합니다.

대체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시각 디자인을 무의식으로 다르게 해석했다?!

디자인할 때 보통 ‘입니다’ 앞의 글자를 강조할 때가 많습니다. 앞의 단어가 조사인 ‘입니다’보다 더 중요하니까요. 이런 요소들이 디자이너의 눈에 계속 눈에 보여서 적응하지 않았을까요? 이후에 다른 디자이너가 예전에 본 디자인을 떠올리며 글씨체나 크기가 같은 문장에서도 띄어 쓴 건 아닐까 싶습니다.

앞 단어를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띄어 쓴 것을 잘못 받아들였다?!

Fw: 스티커 발주 2,000매
이번 스티커 발주는 초강접 도무송 입니다. 한번 더 확인해 주세요.

이메일을 보낼 때 특정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서 띄어 쓰기도 합니다. ‘입니다’와 함께 붙으면 글자가 은근히 안 보이거든요. 이 때 강조하는 글자 양옆을 띄어서 잘 보이게 씁니다. 특히 말할 때 강조할 단어와 조사 사이에 시간차를 두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이 익숙해져서 디자인할 때도 무의식적으로 쓰지 않을까요?

어찌되었든 제대로 쓰는 게 중요하니까

시작이 어떻게 되었든 제대로 쓰는 게 중요하겠지요. 멋진 그래픽을 곁들인 장엄한 인증 현판에 ‘인증받은 지점 ✓ 입니다.’라고 쓰여져 있으면 신뢰성이 수직으로 떨어집니다(특히 단어 간 간격이 멀 경우 더! 더! 더!). 입니다, 합니다, 됩니다, 앞말에 붙여서 씁시다. 꼭 유의해 주세요.

기억하기 쉬운 예문

  • ‘소다 한 스푼’은 워드프레스 블로그입니다.
  • 명확한 타겟팅으로 마케팅 비용을 절감합니다.
  • 디자인만큼 기획도 중요합니다.
  • 시안 작업은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 예쁘기만 한 디자인이 아닙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디자인합니다.
  • 데이터가 유실되지 않도록 작업 중에 자주 저장하세요.

셋, 단언컨대 ‘단언컨데’로 쓰시는 분이 반일 겁니다

정말 많이 틀리는 맞춤법입니다. 단언컨대를 ‘단언컨‘로 쓰기도 합니다. ‘단언컨대’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단언컨대’는 ‘단언하건대’의 줄임말입니다. ‘-건대’는 뒷내용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라고 미리 밝히는 연결 어미입니다. ‘연결 어미’는 다른 문장 두 개를 이어주는 단어입니다. 예로는 ~하게, ~하면서, ~듯이 등이 있지요.


한 번 틀리면 오타, 두 번 틀리면?

모음 하나가 다르기 때문에 한 번 나오면 오타라고 볼 수도 있지요. 하지만 같은 곳에서 두 번 이상 본다면 소비자는 품질을 의심하기 시작할 겁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용이 전달되면 그만입니다. 맞춤법 조금 틀린 걸로 브랜드 이미지가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물론 정말 중요한 것은 디자인의 겉모습이 아니라 내용이겠지요. 하지만 아래 사진을 보고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표현 방식도 내용 못지 않게 상당히 중요합니다.

'청픔인증'이라고 쓰인 화장품
이 글씨를 보고도 믿을 수 있나요?

하지만 우리가 아나운서나 국어 교사 할 것도 아닌데 일일이 신경쓰기 힘들잖아요. 맞춤법 문제의 80~90%를 예방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예방 방법, 맞춤법 검사기 사용하기

나라인포테크 맞춤법 검사기

나라인포테크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
익숙한 화면이죠?

맞춤법 검사기로 한 번만 검사해도 틀린 부분을 많이 잡을 수 있습니다. 간혹 오타가 아닌데도 고유명사 등을 틀렸다고 잡아낼 수 있습니다. 넘기고 다른 부분만 수정하면 됩니다. 저는 나라인포테크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선호합니다. 그 외에도 잡코리아, 인크루트, 사람인 등에서 맞춤법 검사기를 제공합니다.

번외, 맞춤법은 아니지만 아마추어로 보이는 요소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틀려도 문법 하나 하나는 맞는 문장들이 맞춤법 검사를 교묘히 빠져나갑니다. 디자인에 쓰이는 카피를 만들 때 주의해야 합니다.

비문

문법에 맞지 않은 문장을 비문이라고 합니다. 보통 모국어를 배우기 때문에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글을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한눈 팔면 비문으로 만들어버리기 십상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주어와 술어 중 하나를 빠트리거나 두 개가 이어지지 않은 경우입니다. 혹은 구조어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을 때도 비문이라고 합니다. 구조어는 영어 숙어처럼 둘이 짝지어 다니는 단어들입니다. ‘비록 ~일지라도’, ‘절대 ~하면 안 됩니다’, ‘반드시 ~해야 합니다’등이 있습니다.

구구절절 설명하기

상세페이지나 편집물의 한 문단 안에서 비슷한 내용을 몇 번씩 반복한 글이 있습니다. 요점만 추려보면 글자수에 비해 내용이 부실합니다. 부족한 무언가를 숨기기 위해 포장지를 겹겹이 감싼 것 같습니다. 중요한 점을 강조하려는 마음은 잘 알고 있습니다. 39,800원을 방송 내내 강조하는 광고방송 같으니 자제합시다.

지시대명사 남발

이것은, 그곳은, 그녀는, 같은 지시대명사를 많이 쓰면 실체가 없는 글처럼 보입니다. 역시 자제해야 합니다.

번역투 사용

  • ‘(동사)하는 중이다’ → ‘(동사)한다’
  • ‘(장소)에 위치하다’ → ‘(장소)에 있다’
  • ‘(동사)하게 만들다’ → ‘(동사)하다’
  • ‘(시간)을 가지다’ → ‘(시간)을 보내다’
  • 조사 ‘~의’를 지나치게 사용함 → 적절히 빼고 사용하기

영국·일본 소설 번역본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번역 말투는 ‘있어 보이는 척’의 정점을 찍습니다. 컨셉이 아니라면 이런 문장은 수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신뢰는 작은 디테일에서 시작합니다. 작은 맞춤법 하나라고 우습게 보면 안 됩니다. 특히 다수가 보는 디자인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시각 디자인은 제작 수량이 많아질수록, 홈페이지는 방문자수가 많을수록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되도록 읽기 쉬운 글을 지향합니다. 각종 디자인을 진행할 때 카피를 주시면 이해하기 쉽도록 카피를 간결히 다듬어서 제시합니다. 저만의 서비스입니다😎😎

이 글이 디자인하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글 내내 따옴표를 하도 많이 써서 ‘따옴탈트’가 올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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