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스피커를 알아보고 있는 소다(가명) 씨. 디자인도 가격도 기능도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했습니다. 블루투스 지원, usb전원도 지원! 결제 직전 크기를 확인해보려고 하는데, 아무리 스크롤을 굴려봐도 크기가 얼마인지 적혀있지 않았습니다. 소다 씨는 고민 끝에 마음에 쏙 들던 스피커를 놓아주어야 했습니다.
이전 글 ‘불편했던 상세페이지 뜯어보기 ①상세 정보는 어디로‘를 작성했습니다. 제대로 나와있어야 할 정보들이 잘 보이지 않아서 불편했던 경험을 담아두었습니다. 꼭 필요한 정보를 찾지 못하면 마음이 급해지거나 페이지를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소다 씨가 눈여겨보았던 그 스피커, 상세페이지 어느 곳에 크기가 나와있었을 겁니다. 오히려 소다 씨가 급한 마음에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글에서는 필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고 한번 더 찾을 수 있도록 ‘자주 묻는 질문’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소다 씨 처럼 마음 급한 분들을 붙잡기 위한 작은 전략입니다.
들어가기 전에
‘자주 묻는 질문’은 FAQ(Frequently Asked Questions)로 표기합니다. Q&A는 ‘Question & Answer’로 ‘질의응답’을 뜻합니다. 쇼핑몰에서 질문과 답변을 준비했다면 FAQ, 1:1질문처럼 게시판 등에 글을 남길 수 있다면 Q&A로 분류합니다. FAQ이지만 대화를 주고받는 느낌으로 ‘Q&A’라고 표기하기도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에 시간 투자하고 시간 돌려받기
고객 응대 시간을 줄이는 파트 ‘자주 묻는 질문’은 소비자를 위한 배려이기도 합니다.
답변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은 문의에 답변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보통은 질문을 비공개로 많이 등록합니다. ‘무게가 얼마인가요?’ 같은 간단한 문의가 여러 번 들어와도 다른 사람이 내용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결국 똑같은 문의를 계속 받고 끝없이 답변해야 합니다. 이 질문들을 밖으로 꺼내면 문의 자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질문하는 시간도 줄일 수 있어요
스크롤을 이리 저리 굴려보아도 내가 원하는 정보가 안 보일 때! ‘자주 묻는 질문’ 혹은 ‘FAQ’ 타이틀이 있으면 일단 눈길이 한번 더 갑니다. 소비자가 본문에서 중요한 사항을 놓쳐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FAQ 타이틀 하나로 ‘내가 혹시 뭔가를 놓쳤나?’하고 한번 더 들여다봅니다. 본문에서 이미 숙지했던 내용이라도 말이죠. 놓친 내용을 질문글로 남기고 답변을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FAQ, 나도 한번 만들어볼까?
크기는 얼마예요? 무게는? 셀프 문답하기
놓치기 쉬운 정보들을 주고받는 문답 형식으로 한번 더 언급해줍니다. 문구 종류라면 제품이 몇 장 들어있는지, 재질은 무엇인지, 잘 떨어지지 않는지 등 질문을 넣을 수 있겠죠. 전자기기라면 완충 시간, 사용 시간, 수명 등을 한번 더 체크해도 좋습니다.
기본 정보에 타겟층의 고민을 한 스푼 더해보자
어떤 사람이 물건을 사는지, 그 사람 입장에서 질문하고 답해보세요. 학생들이 많이 찾는 토드백이라면 ‘독서실에 갈 때 쓰는 가방으로 괜찮을까요?’ 처럼 학생 입장에서 고민을 적습니다. 그리고 ‘캔버스천이어서 내구성이 좋고 무거운 서적을 담아도 충분하다’는 제품 장점을 함께 전달합니다.
제품 종류 | 타겟층 | 예상 질문 | 답변 |
---|---|---|---|
스티커 | 30대 초반 음식점 사장님 | 스티커 위에 유통기한을 쓸 수 있을까요? | 코팅되지 않은 종이이므로 네임펜, 일반 볼펜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포토용지 | 40대 스튜디오 운영 사장님 | 가족 사진을 인화하려는데 이 용지가 괜찮을까요? | 특수 코팅 처리로 변함없이 오래 보관할 수 있어 가족 사진·앨범 제작 용도로도 좋습니다. |
토드백 | 20대 초반 대학생 | 독서실에 들고 갈 가방으로 괜찮을까요? | 캔버스천이으로 만들어서 내구성이 좋고 무거운 서적을 담아도 충분합니다. |
중요한 내용을 한번 더 강조해주세요
얼마 전에 아크릴 무드램프를 만들기 위해 인터넷에서 부자재를 구입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택배를 열었는데 어댑터가 빠져있었습니다. 이상하다 싶어서 상세페이지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연결선이 없으니 추가로 구입해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분명 화면에 가득 차게 적혀있었지만 신기하게도 주문 직전까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상세페이지 만드는 다른 분께 ‘소비자는 바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적혀있는 내용도 물어본답니다. 처음에는 그 말이 좀 심하게 들렸습니다. 하지만 쇼핑하는 입장이 되니까 달랐습니다. 그 큰 글씨가 안 보이더라구요.
가끔 특이한 후기를 봅니다. 분명 상세페이지에 적혀있는 내용인데 그 내용을 언급하며 별점을 하나만 줍니다. 판매자 분이 무조건 상세페이지를 잘못 만들었다는 건 아닙니다. 단지 오픈마켓은 별점에 일희일비하는 것을 알고 있으니 리뷰와 별점을 보고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글 쓰는 사람의 생각이 읽는 사람까지 도달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다시 생각합니다.
중요한 사항은 FAQ에 한번 더 언급해주세요. 마음 급한 많은 분들의 눈길을 한번 더 잡을 수도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한번 더 신경쓰면 서로의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제가 놓쳤던 ‘어댑터 별도’ 내용을 FAQ 형식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CS팀과 협업해보세요
향수 사이트에서 공병을 보았습니다. 8천원 가격대로 공병 치고는 가격이 꽤 비쌌지만, 흘리지 않게 공병 꽁무니로 뽁뽁 리필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용량이 적혀있지 않았습니다. 1:1질문란에는 비밀글이 대다수여서 내용을 못 보지만 용량을 묻는 글이 꽤 있었을 겁니다.
어떤 제품에서 특정한 문의가 많이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상세페이지에서 특정한 그 부분의 설명이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그 부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방법 중 하나는 CS팀과 협업하는 것입니다.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CS팀이 열쇠를 가지고 있습니다. 작은 회사라서 CS담당자가 없거나 혼자 맡고 있다면 Q&A게시판을 들여다보세요. 그리고 자주 들어오는 질문을 FAQ로 업데이트하세요. 상세페이지 수정 전후로 질문글이 얼마나 줄었는지 데이터를 얻어도 좋습니다.
cs담당자의 고충을 전달받아 상세페이지에 반영한 사례
제품 주문제작 상세페이지에 사이즈를 입력하고 전송하는 버튼이 있었습니다. 이 버튼을 누르면 3초 정도 기다렸다가 정보가 전송되었다는 팝업이 뜹니다. 하지만 3초간 별다른 안내가 없어서 사람들이 버튼을 누르자마자 페이지를 이탈했고, 사이즈 정보가 자주 누락되었습니다. cs담당자가 고객에게 일일이 연락해 사이즈 정보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 내용을 cs팀에게 전달받았습니다.
상세페이지 버튼 아래에 ‘3초만 기다려주세요. 전송이 성공하면 메시지가 표시됩니다.’하는 짧은 문구를 넣었습니다.문구를 넣은 이후에는 정보 누락건이 크게 줄었습니다. 문구 하나로 cs담당자의 시간도 아낄 수 있었습니다.
절대 하면 안 되는 ‘동문서답’
자주 묻는 질문 파트를 만들 때 동문서답은 절대 하면 안 됩니다. 브랜드 가치까지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나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답변은 지양해야 합니다. 제품의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면 솔직하게 상황을 밝히세요. 자사의 다른 제품을 추천해주거나 사용하면 안 된다고 고지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게 안 된다면 아예 FAQ 항목에서 빼는 편이 낫습니다.
이미 공개된 FAQ 특성상 모두가 볼 수 있는 Q&A에 회피 답변을 여러 번 한 것과 같습니다. 어떻게든 제품을 팔기만 하면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질문을 써놓고 답을 회피하면 안 됩니다. 질문에 맞게 대답해야 합니다.
마치며
자주 묻는 질문, 정리해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FAQ 파트를 잘 정리해두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습니다. 이벤트를 진행중이라면 슬적 알려주고, 중요한 내용은 강조해보세요. 중요한 내용을 놓치고 문의하는 고객과 문의에 답변하는 담당자의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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