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으로 메모를 정리하는 과정 3단계 ③다듬고 연결하기 (완)

아이디어 뱅크 제도전(28) 씨의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도전 씨는 멋진 일을 어떻게 벌릴지 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정리하려고 하니 기억이 나지 않았죠. 그래서 떠오르는 대로 수첩에 기록했고, 잘 분류해두었습니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일단 쓰세요. 그리고 찾기 쉽게 잘 분류합니다. 이젠 어떻게 해야 하나요? 모은 메모를 다듬을 때가 왔습니다.

세 번째, 모은 메모를 다듬고 연결하기

메모를 체계화하는 마지막 과정은 자료를 다듬고 연결해서 정보로 정리하는 일입니다. 스크랩 된 메모를 자신만의 언어로 바꾸어서 저장하세요. 그리고 링크로 연결해 이동이 자유롭게 만듭니다.

정기적으로 노트의 자료를 데이터로 만들자

노트에 메모한 글이나 그림을 정기적으로 메모 프로그램으로 옮기세요. 그 과정에서 메모를 한번 더 복습하고, 정제해서 나에게 꼭 맞는 내용을 만듭니다.

수첩에 있는 모든 메모를 텍스트로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내가 필요한 정보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여러 자료에 우선 순위가 매겨집니다. 그 자료를 적합한 폴더에 넣어두면 나중에 필요하다 싶을 때 꺼낼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은 어떻게 잡으면 좋을까요? 저는 아래와 같이 구분합니다.

당장 급하지는 않거나
드로잉이 꼭 들어가야 한다면
이미지 파일로 보관하기

다음에 다시 찾아야 하는
중요한 정보라면
텍스트로 옮겨서 보관하기

이 정보가 여러 카테고리에
포함될 수 있다면
링크·바로가기로 연결하기


이미지 파일로 보관하기

지금 당장 필요하지는 않은 정보들이 있습니다. 나중에 정리해도 될 것 같은 메모들이 있겠네요. 혹은 설명하는 손그림을 함께 그려서 통으로 이미지로 남겨야 할 때도 있죠.

이럴 땐 메모를 사진으로 찍어서 저장해두세요. 파일명을 제대로 붙이고 분류만 잘 해두면 됩니다. 휴대폰 카메라에 기본으로 내장된 스캔 기능을 사용하세요. 또는 Adobe SCAN, vFlat Scan 등 스캔 어플을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올바른 폴더 안에 제목·태그를 잘 정리해두면 메모를 찾는데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손으로 드로잉하여 남겨둔 메모
올리브영에서 본 패키지를 떠올려 기록했습니다

이 이미지는 제 컴퓨터에 저장된 메모 중 하나입니다. 패키지를 만드는 실제 인쇄 데이터는 아직 필요하지 않습니다. 메모를 보면서 아이디어를 보태는 용도였습니다. 그리고 글씨와 드로잉을 한번에 보관해야 합니다.

메모를 이미지 그대로 디자인자료 > 참고자료 > 지기구조 폴더에 이미지 파일로 저장했습니다. 이제 패키지 지기구조를 만들어야 할 때 해당 폴더로 뽀로롱 들어가면 참고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 정보 특성상 보통 메모보다는 사진이 많습니다.ㅎㅎ)

텍스트로 옮겨서 보관하기

다음에 다시 찾아야 할 것 같다면, 조금 귀찮아도 메모 내용을 텍스트로 잘 정리해서 옮겨두세요.

담비노트 프로그램에 정보를 모아둔 모습
예전에는 담비노트를 주로 사용하곤 했습니다

노션을 쓰기 전에는 담비노트를 주로 이용했습니다. 지금은 노션에 넣을 수 있는 메모들은 거의 옮기고 있습니다. 담비노트가 트리형 메모 프로그램으로 입소문이 자자했거든요. 모바일용 어플이 없어서 동기화가 안 되는 점은 살짝 아쉽습니다. 그래도 로컬에서 쓰기엔 이만한 게 없어요. UI와 아이콘이 복잡한 게 제겐 단점이긴 합니다…

노션에는 페이지를 폴더 대신 사용해서 각종 자료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손메모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 모은 정보와 자료들도 정리해서 보관합니다. 특히 복붙을 자주 하는 유형은 텍스트로 모아두면 좋습니다.

긴 메모는 스캔 어플에 있는 ocr 기능을 사용해보세요. 이미지에 있는 글자를 드래그 할 수 있는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기능입니다. 여러 어플을 이용해보았는데, 위에서 언급한 vFlat Scan이 손글씨도 텍스트로 바꿀 수 있네요. (나머지 어플은 인쇄된 글자만 ocr 기능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손글씨가 반듯한 편이라면 곧잘 인식됩니다. 날려쓴 글씨도 제법 인식이 어느정도 되었습니다. x표시한 글자를 제외하면 모두 잘 변환되었습니다. 👍👍👍

링크·바로가기로 연결하기

트리 구조로 메모를 정리하다보면 중복 자료가 생기기도 합니다. 정보 간에 자주 연결되면서 여러 곳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보를 여러 경로에 나눠서 저장하면 중복될 수도 있고 찾기가 더 어렵습니다.

정보가 중복으로 저장되지 않게 링크해 주세요. 그러면 데이터를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주력으로 필요한 곳에 정보를 저장합니다. 다른 곳에서 필요하면 링크를 걸어서 연결될 수 있게 합니다.

파일을 컴퓨터 폴더에 보관할 경우에는 ‘바로가기’를 만들어서 이어줍니다. 이동 속도도 빨라진답니다. ‘바로가기’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윈도우 기준) Alt를 누른 채 파일·폴더를 원하는 곳으로 이동해주세요.

자료를 정보로 만드는 방법: 익숙한 언어로 다듬기

스크랩한 문장을 죽 긁어서 의미 없이 붙여넣기만 하면 내 것이 될 수 없습니다. 가져온 자료를 요약하고 내 생각을 덧붙여서 나만의 메모를 만들어봅시다.

어렵게 생각하지 맙시다! 본문 요약+내 생각

담아둔 메모에서 중요한 점만 추려서 나머지는 과감하게 버려서 요약합니다. 나중에 메모를 보니 중요한 포인트 없이 줄글만 가득하다면? 과거의 나에게 ‘으이그, 표시 좀 해놓지!’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겁니다. 예전에 ppt 자료조사 하랬더니 지식인 주욱 긁어놓은 그 빌런이 어디 있나 했더니 과거의 자신이었던 거죠. 생각날 때 미리 적어둡니다.

그리고 요약한 내용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입니다. 생각을 덧붙일 때는 날짜도 함께 적어두면 좋습니다. 이렇게 정리해두면 이후에 필요할 때 요점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답니다.

나만의 위키를 만들어볼까?

정보들을 잘 정리해서 나만의 위키나 라이브러리를 만들어봅시다. 위키가 설명서라면, 라이브러리는 부록에 가깝습니다.

위키wiki는 하와이어로 ‘빠르다Quick’는 뜻입니다. 원래는 ‘위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운영하는 협업 툴을 위키라고 불렀습니다. 이 ‘위키’ 안에서 문서가 수많은 링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위키의 특징입니다. 때문에 링크를 타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위키백과가 있겠네요.

라이브러리템플릿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둔 모음집입니다. 클립아트처럼 여러 구성 파일을 묶어서 구성합니다. 예를 들어 html과 css 코드는 필요할 때 자주 복붙합니다. 그래서 필요할 때 쓸 수 있게 노션에 분류해 정리했습니다. 보통 내용이 확정되면 잘 건드리지 않습니다.

노션 어플리케이션에 태그소스 자료를 모아둔 모습
저만의 태그 라이브러리입니다

동기화가 편한 인터넷이 짱!

집과 회사를 오가며 사용하거나, 프리랜서 분이라면 온라인을 추천드립니다. 서버에 자료가 저장되므로 용량 걱정 없이 어디서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노션을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만든 체크리스트를 회사에서도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단점이라면, 서버를 한 번 거쳐서 오기 때문에 불러오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립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민감한 정보는 담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신분증 같은 개인정보나 영업기밀 같은 것들 말이죠. 조심해서 나쁠 건 없잖아요?

속도가 중요하다? 로컬 프로그램 쓰세요

로컬 프로그램은 보통 설치형 프로그램입니다. 메모 파일을 노션 대신 내 컴퓨터에 저장합니다. 인터넷 서비스보다 훨씬 빠릅니다.

로컬 프로그램에서 트리형 메모 파일을 여러 개 만들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에 따라) 메모파일 하나에 이미지가 많이 들어가거나 데이터가 많아지면 속도가 느려질 수 있습니다. 파일을 여러 개로 나누어주는 게 좋습니다. 나누었던 파일끼리 하이퍼링크로 이어주세요. 파일 간 정보를 수동으로 동기화 하는 게 조금은 번거롭습니다.

노트 파일에 다른 노트 파일을 하이퍼링크로 연결한 모습
파일 하나가 노트 한 권이라면, 다른 노트와 이어주세요

마치며

제가 사용하는 메모 체계화 과정을 정리하면서 포스팅했습니다. 메모 방법을 바꾸고 나서 지식을 연결하기 이전보다 쉬워졌습니다. 메모의 진정한 가치는 다시 쓸 때 빛납니다. 나에게 맞는 프로그램으로 멋진 위키나 라이브러리를 만들어봅시다.

참, 제도전 씨는 이제 아이디어를 조금 더 구체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네요. 꿈에 한 발짝 다가가는 우리 제도전 씨에게 응원 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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