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흥미로운 영상을 보았습니다. A 그룹에게는 도자기를 50개 만들면 A+를 준다고 하고, B 그룹에는 훌륭한 작품을 만들면 A+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그룹이 도자기를 더 잘 만들었을까요?
A 그룹이 결과가 더 좋았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못 만들어도 만들다 보면 노하우가 생기면서 더 잘 만들게 된다는 건데요.
어떤 사람은 못 만든 결과물과 과정을 견뎌야 한다고도 이야기합니다. 또 다른 사람은 그냥 해보는 게 불안을 걷어낸 몰입일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a는 시도가 결과이고 b는 시도가 위기라는 코멘트도 보았습니다. 참 와닿더군요.
많이 담기 위해 그릇 넓혀두기
최근에 읽고 있는 책 ‘빠르게 실패하기(2022, showfox)’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큰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할 수 있는 작은 기회들을 먼저 잡으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큰 기회도 잡을 수 있겠죠.
저는 취미로 노래를 만들고 부릅니다. 예전에는 큰 무대를 꿈꿨지만 지금은 작은 무대에서라도 서는 경험을 늘리려고 합니다. 그렇게 경험이 쌓였을 때 더 큰 무대도 준비하기 수월할 것 같았습니다.
먼저 작게 성공해서 그릇을 레벨업 해야 그 안에 더 많은 무언가를 담을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 같아요.
이제 오리를 그려보자
아이패드로 집에 있는 작은 오리 피규어를 그려보았습니다. 오리 피규어 이름은 춘덕입니다. (산타 복장으로 봄을 기다린다는 뜻으로 지어주었습니다. 음악 하는 지인분께 선물로 받았어요.)
그림은 아이패드 프로, 애플펜슬, 어도비 프레스코 어플을 사용했습니다.
첫 번째 시도
낙서 수준의 오리 피규어입니다. 5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사실 처음에 슬적 그렸다가 포기했었습니다. 제 앞에 뿅하고 나타난, 어딘가 이상한 이 오리는 충격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어릴 땐 소묘를 조금 배웠었는데 그 실력이 다 죽었다구?’
그러다 여러 번 시도하는 게 좋다는 영상을 보았습니다. 오리를 여러 번 그리면 그림이 더 발전할 것 같았습니다. 애플펜슬을 들고 ‘다시 그려보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두 번째 시도
똑같은 자리에 있는 오리를 다시 그렸습니다.
명암이 제법 생겼습니다. 그래도 아직 그림 실력이 죽은 건 아니었구나 싶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기억엔 15분~20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세 번째 시도
컬러에 따른 명암 대비가 더 명확해졌습니다. 노란 부분은 더 밝고 빨간 부분은 더 어둡습니다. 이전 오리보다 가로 세로 2배 정도 크게 그려서 해상도가 좋아졌습니다. 머리에 비해 몸이 너무 커서 우람해지고 말았습니다.
네 번째 시도
조명이 바뀌어서 그림자 방향이 변했습니다. 그림자 처리가 아직 부족해 보입니다. 이목구비가 러버덕이 되어버렸네요. 😭😭
다섯 번째 시도
부리 쪽을 더 세심히 관찰해 형태를 바로잡았습니다.
반복할수록 나아진다
1번에서 에잇 모르겠다! 하고 손을 뗐으면 아쉬울 뻔했네요. 😂😂
‘실패’를 거듭하면서 여러 번 시도할수록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보였습니다. 부리 옆부분 같은 부분은 아까는 4번째 까지는 못 보았는데 5번째에 눈에 들어왔습니다.
처음부터 5번처럼 그리려고 했다면 잘 그리려고만 하다가 포기했을 거예요. 여러 번 앵커를 찍으면서 연습하면 늘 수 있다는 걸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회수를 거듭하면서 나아질테니 일단 하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