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운전면허를 취득했습니다. 뭐부터 해야할지 몰라서 늘 미뤄오기만 했는데, 어느 날 결심을 하고 운전학원에 연락했습니다. 일단 연락하니까 학원에서 뭐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일정을 짜서 알려주었습니다.
‘학원비 결제하고 먼저 필기시험을 봅니다. 학원 안 기능장에서 자동차 운전하면서 기본적인 기능을 배웁니다. 기능시험 합격하면 도로로 나가서 주행을 연습합니다. 이 세가지를 합격하면 면허를 딸 수 있어요.’ 뭘 해야할지 막막했는데 대략적인 길을 알려주니까 맞춰서 진행하고 필요한 걸 준비하면 되더라구요.

상세페이지도 마찬가지예요. 소비자에게 어떤 설명을 할 건지 길을 먼저 알려주세요. 제품이 필요해서 쇼핑몰을 방문했다면, 소비자는 그 제품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정보를 얻을 준비를 합니다.
읽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지도를 하나 던져주세요. 지도를 펼쳐든 사람들은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서 상세페이지를 읽게 됩니다. 청소하기 힘들지? 이 청소기가 도움 될 걸? 흡입력도 좋고 원터치로 먼지통도 쉽게 비울 수 있어. 청소 키트까지 준다? 지금부터 하나하나 설명해줄게.’
그 지도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요? 바로 소비자가 어떤 내용이 나올지 예상할 수 있게 ‘제품 특징’ 혹은 ‘추천 대상’ 목록을 만들어주면 됩니다. 상세페이지에 목록을 만드는 3가지 팁을 기억하세요.
사람들 몰입하게 만들어버리는 목록 만들기
하나, 특징 요약하기

넬리 울 드라이어볼 상세페이지에서는 위쪽에 특징을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특징이란 단어는 꼭 들어가지 않아도 됩니다.
- 정전기 방지
- 구김방지
- 섬유 깊숙한 먼지 제거
- 건조시간 25% 단축
- 이불 및 패딩 복원에 도움이 됨
먼저 미리 어떤 내용이 올지 먼저 알려주는 예고편을 만들어줍시다. 위쪽에 아이콘과 함께 특징을 간단히 요약해서 넣습니다. 그리고 아래에 순서대로 내용을 풀어나가면 됩니다. 목록이 없거나 이미 상세페이지를 만들었다면 상세페이지 단락의 제목을 가져와서 위쪽에 요약본을 만들어보세요.
그 목록을 방문자가 보고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일단 붙잡기는 성공입니다.
둘, 추천 대상 만들기
어떤 사람에게 제품을 추천하는지 타겟을 정해주세요. 타겟은 주 고객층과 의외의 부류 한두 개로 잡으면 됩니다. 읽는 사람이 내가 해당되는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위쪽에 넣어주세요. 해당되는 사람은 집중해서 읽을 것이다.

스윗아이디어스 스윗포켓클리너입니다. 마이크로화이버 두 장 사이에 스펀지를 넣어 만든 이 안경닦이는 힘을 덜 들이고도 안경을 닦을 수 있고 선물용으로도 좋답니다. 안경 쓰는 사람들을 여러 부류로 나누어서 추천대상으로 언급했습니다.
‘지인들을 위한 소소한 선물을 찾으시는 분’을 추천 대상에 넣었습니다. 소소한 선물은 안경닦이와 직접 연관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추천 대상에 언급되어 있기에 안경을 안 쓰는 사람도 주위의 안경 닦는 사람을 떠올릴 수 있었겠지요. (이후 펀딩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등 액정있는 기기도 대상에 포함하였습니다.)
실제로 스윗포켓클리너는 슈퍼얼리버드 기준 개당 2,000원입니다. 안경점 가면 얻을 수 있는 안경닦이보다 훨씬 비싸지만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지금 보니까 ‘안경 쓰는 사람에게’라는 단서를 넣어도 될 것 같네요.

이번에는 에듀윌 특강 상세페이지를 한번 볼까요? 추천 대상과 함께 원하는 목표까지 적어놓았습니다.
- 학점은행제 → 자격취득으로 빠르게
- 금융권 취준생 → 경제 시사 면접대비
- 졸업예정자 → 고득점으로 한번에
제가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면 졸업예정자가 눈에 들어오고, ‘고득점’과 ‘한번에’에 눈길이 갈 것 같네요. 고득점을 어떻게 풀어낼지 스크롤을 내리면서 읽어볼 것입니다.
마케팅을 등짝 너머로 배웠을 때, 클릭하는 만큼이나 구매가 이루어지는게 중요하다고 했었습니다. 추천 대상에 해당되는 사람은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제품을 봅니다. 반면 요즘 말하는 ‘어그로’였다면 사람들이 많이 클릭해도 매출이 없으니 광고비만 더 나가게 됩니다.
셋, 단락 나눠서 포인트 주는 센스
글을 읽는데 문장이 너무 길어서 앞의 내용을 잊어버린 경험이 있나요? 심지어 문장 시작 단어와 끝단어가 제대로 맞지 않으면? 한국어로 적힌 문장을 읽으면서도 머릿속에는 물음표만 가득할 겁니다. 스크롤하는 상세페이지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파트가 길면 요점을 잊어버립니다.
포멧과 스타일 만들기
같은 포멧과 스타일이 반복되면 보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양식으로 인식합니다. 위쪽에 특징 요약까지 해주면 완벽! 소비자는 상세페이지를 읽으면서 앞으로의 진행 방향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쓰리잘비 사의 미니잘비 상세페이지입니다. 위쪽에 먼저 요점을 정리했습니다. 아래쪽으로 번호와 타이틀, 본문으로 나눈 포맷을 반복합니다. 큰 제목으로 시선을 끌고 부가 설명을 써주었네요.
배경색으로 나누기

베라스 전동발톱깎이 상세페이지입니다. 배경색을 다르게 해서 한 파트를 효과적으로 나누었습니다. 작게 축소해도 파트가 명확하죠? 명도 차이를 어느정도 주어 확실하게 구분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한 단락의 적절한 길이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모바일이나 데스트탑 환경을 고려하여 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통계에서 어떤 방문자가 많이 들어오는지 확인하면 도움이 되겠죠. (저는 워드프레스 통계 화면을 참고용으로 가져왔습니다.) 쇼핑몰 솔루션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쇼핑몰 통계에서도 디바이스별 접속 통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 상세페이지 단락별 가로 비율이 너무 늘어나면 휴대폰으로 보았을 때 글자가 작게 보이므로 유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