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프로크리에이트 등 그래픽 프로그램과 태블릿이 보급화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인쇄물 굿즈를 쉽게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알록달록 스티커, 마스킹테이프, 떡메모지까지. 나만의 취향대로 만들곤 합니다.
인쇄물 하면 빠질 수 없는 이슈가 ‘색상모드’입니다. rgb모드로 작업했다가 마지막에 cmyk로 바꾸는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레이어 합성 모드를 자주 쓰시거나 색상을 고르기 쉽다는 이유로요. 혹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이 글을 꼭 읽어보세요!
인쇄물은 cmyk모드 문서에서 작업해야 합니다. rgb모드를 cmyk모드로 강제로 변환하면 색이 틀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흔히 모니터와 인쇄는 ‘원래’ 컬러가 다르다고 합니다. 하지만 두 컬러 모드가 달라도 컬러 오차를 줄이는 방법은 있습니다. 이번에는 cmyk모드의 기본적인 속성을 다루어볼까 합니다. (인쇄 변수는 다양합니다. 컬러 프로파일과 종이 종류에 따라서도 차이날 수 있습니다.)
결과물이 어떤 형태로 나올지 먼저 정하고 파일을 세팅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디자인 파일을 ‘최종 작업물을 위해 필요한 작업지시서’라고 이해한다면 조금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RGB에서 CMYK로 변환하면 손해인 이유
RGB모드를 cmyk모드로 강제로 변환한다면
rgb 이미지를 cmyk로 강제로 변환하면 채널 값이 임의로 분리됩니다. 우리가 의도한 색상과는 다른 값입니다. 색상의 오차가 커지는 지름길입니다. 채도와 명조가 낮을수록 색상 차이는 점점 커지게 됩니다.
RGB 모드 vs CMYK 모드
이미지 파일은 여러 채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색상 모드의 종류가 많지만 대표적인 rgb모드와 cmyk를 비교하겠습니다.) rgb모드는 채널이 3개이고, cmyk모드는 4개입니다. 각각의 채널에서 농도를 조절해서 합치면 컬러 이미지가 되는 방식입니다.
RGB모드는 가산혼합 방식입니다. 0부터 255까지 숫자가 높아질수록 각 색을 띠게 됩니다. 또한 섞을수록 밝아집니다. 색을 섞었을 때 가장 어두운 검정보다 더 어두워질 수 없습니다.
반면 cmyk는 감산혼합 방식입니다. 0~100%까지 숫자가 높아질수록 각 색을 띠게 됩니다. 섞을수록 어두워집니다. 원색끼리 섞었을 때 종이색(혹은 흰색 물감)보다 더 밝아질 수 없습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꼭 이해해야 하는 구간입니다.
rgb컬러값과 cmyk컬러값을 비교하려고 합니다. 눈으로 볼 때는 양쪽 색이 같아보입니다. 하지만 색상 모드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담게 됩니다. 그렇다면, 픽셀이나 면적을 채우는 색상 값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 RGB모드 색상 값: 픽셀 또는 면적에 R값, G값, B값을 빛으로 출력한다
- CMYK모드 색상 값: 픽셀 또는 면적에 C값, M값, Y값, K값을 잉크로 출력한다
채도와 명도가 낮을수록 편차가 더 심해진다
양쪽 색은 눈으로 볼 때는 똑같은 회색입니다. 왼쪽은 #666(=#666666)을 cmyk로 강제로 변환하였습니다. 회색을 인쇄하는 데 cmyk잉크가 모두 들어가네요. 반면 오른쪽은 k45로 지정되어서 검정 잉크만 쓰입니다. 검정 잉크만 들어간 오른쪽 색상이 더 깔끔하게 인쇄될 것입니다. 이 현상은 채도와 명도가 중간값일수록 심해집니다. 노란색보다는 황토색이, 네이비보다는 뭉근한 하늘색이 더 큰 영향을 받게 되죠.
보통 인쇄할 때는 색상을 맞추는 ‘감리’ 과정을 거칩니다. 의뢰건을 한번에 모아서 인쇄하는 합판 인쇄는 똑같은 데이터로 접수해도 시기나 환경에 따라 컬러가 달라집니다. 인쇄소에서는 컬러 차이 ±5% 정도는 불량이 아니라고 가이드에 명시하기도 합니다. 채널별로 10% 차이가 나면 오차범위가 꽤 큰 편입니다.
진회색과 노란색을 사용해 그린 평범한 스마일 그림입니다. 노란색 16진수 값 #fddb05를 10진수로 바꾸면 R253, B219, B5가 됩니다. R이 제일 높은, 살짝 주황빛을 띄는 노랑입니다. 이 값이 cmyk로 넘어가면 C3, M10, Y100가 됩니다. 노란색에 불필요한 파란 잉크가 들어갑니다. 왼쪽처럼 작업하여 합판 인쇄 중 c의 값이 높아진다면, 푸른 빛이 섞여 초록색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오른쪽처럼 처음부터 cmyk색을 지정해야 합니다. 선은 k75, 스마일 얼굴은 m5 y100으로 지정하였습니다. 색상값 편차가 생겨도 조금 더 붉어지는 선에서 마무리되어서 자연스럽습니다.
강제로 CMYK로 변환한 이미지는 더 푸르게 인쇄된다
rgb모드에서 rgb값을 똑같은 숫자로 설정하면 회색이 됩니다. 이 회색은 cmyk모드에서 cmy값이 균일하게 변경되지 않습니다. R100, G100, B100이 C30, M30, Y30으로 비율이 똑같이 변환되는 것이 아닙니다.
rgb모드에서 회색을 선택하고 cmyk로 강제 변환하면 c값이 더 높아집니다. 회색을 스포이드로 콕 찍어서 인쇄했을 때 화면보다 더 푸르게 나옵니다. c잉크를 더 뿌리게 되니까요. rgb모드에서 흑백인 이미지를 cmyk로 강제 변환한다면 사진에 푸른기가 돌 수 있습니다. 반면 cmy값이 똑같은 색은 화면에서 약간 붉은 빛을 띠고 있습니다.
또한 컬러 피커는 rgb모드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컬러피커 대신 cmyk 값으로 직접 색을 지정해야 합니다. 채도가 낮은 이미지에서 컬러피커로 색을 추출한다면 빈번히 문제가 생깁니다. 화면은 믿으면 안 됩니다.
판 개수가 많을수록 오차 범위가 커진다
컬러판(=인쇄의 채널 개념) 개수가 많아질수록 컬러의 오차범위도 커지게 됩니다. K20으로 지정한 색은 회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아래쪽 약간 붉은 회색은 상황에 따라 푸르게도, 노랗게도 나올 수 있습니다. 색감이 조금씩 틀어집니다.
파일을 이미 만들었다면?
편하게 작업하기 위해 이미 인쇄 파일을 RGB모드로 만들었나요? 조금 수정하면 색상 차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cmyk모드에서 작업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간단하게 손보아요. 원하는 의도와 가깝게 인쇄할 수 있습니다.
사진 파일이라면 일단 RGB로 작업하고 레이어 합치기
사진 파일을 사용하나요? 레이어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rgb를 cmyk로 바꾸면 블렌딩 모드 등에서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rgb모드에서 보정이 완전히 끝나면 레이어를 전부 합치고 cmyk로 변경해주세요. 복사본 저장은 필수입니다!
이미 cmyk로 변경한 경우에는 포토샵 메뉴에서 색상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image > Adjustment > Selective color) 파란 색 부분을 바꾸어봅시다. Colors 목록에서 Blues를 선택하고 y값을 낮추어줍니다. 조금 더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글자라면 k를 살짝 올려주고 나머지 채널는 빼준다
텍스트에 cmyk 모두 색상 값을 지정하면 인쇄할 때 핀이 어긋날 수 있습니다. 글씨가 번진 것처럼 흐릿해질 수 있지요. 특히 작을수록 더 번져보입니다. 아래아 한글이나 워드에서 pdf를 만드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프로그램들은 문자의 검정색을 rgb값인 #000으로 지정합니다. 그 파일 그대로 인쇄하면 상당히 불리합니다. cmyk값이 모두 지정된 검정색이기 때문입니다.
글씨를 선택하고 k채널은 올려주고, 나머지 채널은 색을 빼버립니다. 역시 제일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cmyk모드로 작업하는 것입니다.
마치며
경험상 똑같은 색상이라도 uv인쇄에서 오차를 더 크게 느꼈습니다. 회색 배경 이미지를 rgb로 인쇄했더니 시퍼렇게 나온 적이 있었거든요. RGB모드와 CMYK모드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오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있답니다. 작업하기 전에 이미지의 용도를 생각해보세요. 웹에서 사용할지 인쇄까지 넘어갈지. 컬러모드를 맨 처음 설정하세요. 조금이나마 의도한대로 색을 표현하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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